12월 첫째 주 일요일......

오늘은 우리가족에겐 특별한 날

만삭인 딸 아이 내외를 만나러 가는 날.....

 

결혼한 딸아이의 해산달이 다가와서

밥 한 끼 사 먹이는 일인데 쉽지가 않다.

 

코로나로 인해 날짜가 미뤄지고....

시간을 다시 맞춰야 해서 또 한주를 보냈다.

그리고 산모라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딸애에게 영향을 미칠까 하여 여간 조심스런 것이 아니었다.

 

한주 전부터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이발하고 목욕탕 가는 것도 미루고

휴일에 운동삼아 다니던 산행도 미루고.... 꼭 필요한 행동만 취한다.

 

토요일 쉬는 날

마눌이 요청한 시장보기(딸아이에게 해 줄 밑반찬을 만들기 위한)를 제외하고 외출을 삼가고

딸아이가 먹고 싶다는 호박죽을 내일 아침 만들기 쉽게 하기 위해 늙은 호박을 미리 잡아 깎아 놓는다.

 

일요일... 어제까지 일을 하고 몸은 아프다면서도

아침부터 마눌은 주방에서 내내 바쁘게 움직인다.

연근을 조리고 멸치를 볶고 청국장까지 끓인다........

나야 적당히 하라는 말뿐 주방일은 도와줄 방도가 없다.

두부도 굽고 호박죽까지 끓여 놓고야 한숨 돌리나 했더니 준비하고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것이 임산부 딸을 둔 친정엄마의 마음 인가보다. 

 

딸네가 사는 집 근처의 장어집 앞에서 딸아이 내외를 만난다.

가까이에 살고 있지만 근 두 달여 만이다.

딸아이는 이달이 산달이라 배는 더욱 부르고 힘든지 얼굴은 꺼칠해 보인다.

장어를 골라놓고 들어선 음식점은 생각 외로 북적이고 있어 내심 불안했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산모를 보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많이 먹고 힘내거라!

 

식사 후 식구들을 딸네 집으로 들여보내고 

나는 미뤄둔 이발을 하고 볼일을 보러 시내로 나간다.

 

                                                            2021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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