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17일 친구 자녀의 결혼식이 있어 전주의 어느 예식장을 찾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2층의 폐백실에 잠시 들러 사진을 담고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복잡한 예식실 앞 홀에는 하객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스님의 일행이 보입니다. 가사를 입은 어린 동자승은 가슴에 안기운채.......

예식장에선 보기힘든 일행을 향해 반사적으로 3컷정도 의 사진을 담았는데 .... 미안해 집니다. 카메라를 내리고 한참을 서서 바라 봅니다.

 

어린 동자승들 께서는 모처럼의 외출인지 호기심어린 눈으로 예식장의 화려한 치장들을 보느라 老스님의 말씀에도 반응이 없더군요.

소탈하게 웃으시는 老스님의 모습이 너무도 인자하게 보이셔서 동자승들에게는 할아버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하며 시선을 거두었는데 올라오는 내내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친구의 사진을 메일로 전송해 주기 위해 컴퓨터에 카메라를 연결하고 사진을 검색해 봅니다.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도 작은 화면으로 사진의 품질을 대충 확인 하였었지만) 한장 정도는 양호하게 담겨서 다행이었고 사진속 인물들을 찬찬히 살펴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표정을 볼 수 있게 컷팅한 사진

 

사진1 - 많은 하객들 중 눈에 띄는 동자스님들  가장 어린스님은 형아 인듯 싶은 학생의 팔에 안기워 있습니다.

 

계단에서 내려오며 담은 1층 예식홀의 하객들

 

사진 2 - 스님 일행을 아시는 분인듯 인사를 건네는 하객이 한분 계셨고

 

사진 3 - 초대해준 사람을 기다리는 듯 老스님은 의자에 앉으십니다.그리고 무어라 동자스님들에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린 동자스님들은 老 스님의 말씀이 안들리는지 반응이 없이 주변을 둘러보는데 정신을 빼앗깁니다.

 

사진을 스님 일행을 중심으로 조금 컷팅하고

 

표정을 볼수있게 다시 또 컷팅을 해 봅니다.

 

이러고 보니 사진은 많은 이야기를 해 줍니다.

 

산만하게 흩어진 동자승들의 시선에서 아직 부모의 품속에서 응석이나 부릴 나이의 어린티가.....그리고  아이들의  다른세상 구경  느낌이 강하고 사진 우측의 조금 형아 인듯한 동자스님은 어려 보임에도 제법 의젓한게 스님의 티가 묻어 납니다.

가운데 위치한 동자스님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내 어릴적 시골에서 처음 읍내에 시장 구경을 따라 나섰던(모든게 처음보고 신기하게 보였던) 그때가 생각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老 스님 께서는 동자승들이 주변을 살피느라 반응이 없자 채근하지 않으시고 빙그레 웃어주시던 모습이 어릴적 할아버지의 모습처럼 보였었답니다. 동네나 읍내 잔치에 가시면 당신 잡수시라 담아 주신 음식을 손수건에 싸가지고 손자에게 가져다 먹이시던... 그러시며 "허허허허" 웃으시던 그 모습과 너무나 흡사 (그때는 먹을것이 귀한 때 이라 잔치에나 가야 떡이나 고기한점 얻어 먹을 때 이랍니다.)하여

 

아마도......

 

오늘 잔치에 초대받은 老 스님이 손자들 같은 동자승들에게 세속의 구경을 시켜 주러 데려 나오시지 않았나 생각 되어집니다.

그리고 빙그레 미소짓던 그 모습은 예식이 끝난뒤 동자승 들에게 사찰에서는 먹여줄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맛난) 음식을 먹여줄 생각에 흐믓한 미소를 띄우시고 바라보시지 않았나 생각되어 집니다.

 

모쪼록 즐겁고 신나는 잊지못할 나들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사진이 잘 나온 줄 알았다면 보내드릴 주소라도 알아올 걸 그랬습니다.

임의로 사진을 사용한점 죄송하오며 불편하시면 사진을 내려 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