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화초 이야기
지난해 3월 가야산 비박을 다녀 오며
잠시 들렀던 우리 일행의 아파트.....
경비실 뒤켠에 잘라져 버려진
시든 화초가지 하나가 내 마음을 끌었었다.
꽃이 커다란 대형화초의 가지인데
'살 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죽는다 하여도 아쉬울 것도 없는
시든 가지는
패트병을 잘라 만든 물병에 꽃혀
베란다 구석에서 잊혀져 있었다.
일주일 쯤 지난 후....
화초에 물을 주며 눈에 들어온 가지는
여린 윗순은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말라 붙어 있었고
몸통 섬유질이 많은 굵은 부분은
푸른 빛을 띠며 푸른잎 하나가
한가닥 생기를 찾고 있었다.
음~~~~ 죽지는 않았나 보구나.
그때부터 베란다 화초에 물을 줄 때 마다
물을 갈아주며 썩지않게 관리해 주었더니
고맙게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 하였다.
그렇게 석달이 지나고.....
새순이 뾰죽이 내어 밀때
패트병을 잘라 물빠짐만 되도록 만든
작은 화분에 심어 흙 냄새를 맡게 해 주었으나
여름 내내 제대로 자라지를 못하고...
그렇게 베란다 한쪽에서 움츠러들어 있었다.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드디어 새순이 잎을 키워가기 시작 하고
거름기 있는 물을 받아 먹으며
천사의 나팔 특유의 성장성을 띠며
왕성한 힘을 보인다.
모종을 할때나 쓰던 패트병 작은 화분에서
좀더 큰 지금의 화분으로 정식으로 심어져
베란다의 정식 화초가족이 되고.....
실내에서 겨울햇살을 머금고
쑥쑥 자라나
이렇게 꽃망울을 맺으니
얼마나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운지....
처음 만남은 하찮게 보이는
시든 화초가지에 불과 하였지만
나의 작은 관심으로
생명 줄을 이어가서
이렇게 아름답게 꽃을피워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오니
볼때마다 신통하고 사랑스럽다.
행복은 성공의 크기에 비례해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감동과 보람을 안겨주는
이러한 일들이 모여
사막처럼 황폐 해진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고
나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하여주니 말이다.
2018년 2월28일 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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